• : re

    그게, 이게 내가 말하고 싶은 거야. 저 사람들의 삶이 언제 끝날지 암시해주는 건 아무것도 없어. 시간은 절대로 낭비되지 않을 거야. “낭비”는 다시는 가질 수 없는 걸 소비한다는 것을 의미해. 그래서 만약에 무한한 양의 시간이 있다면, 정말로 그걸 낭비할 수 있을 거 같아?

    ― 17776

    • 투쟁─
      진실하고, 허구적이지 않은 투쟁─
      이 사람들이 찢고 나온 고치야.
      사람들은 그들 스스로를 우주적 동물원에 던져 넣기 거부한 땅과 바다의 존재들이야. 탐구와 정복은 무의미해졌어.
      그들은 마지막 형태를 성취했고, 영원한 순간에서 쉬고 있어.
      사람들은 노는 생물들이야. 시간이 끝나는 그 순간까지 노는 생물들일 거고.

    • -이게 내가 부르는 “잊어버린 잔디밭”이야. 계절이 따듯해지면 누군가가 와서 잔디 깎기 기계 타고 풀들을 잘라. 이제는, 잊어버린 잔디밭들이 엄청 많아서, 몇 십 년마다 한번 씩 잔디 깎는 기계가 고장 나, 아니면 무슨 거대한 나뭇가지 하나가 있어서 기계에서 내린 다음에 수풀에 던져 넣어야 되는 거임.
      여기는 말고. 이 잔디밭은 아님. 1999년에 이 잔디를 깔았어. 그 때부터 15777년이 지났고, 아무도 여기에 직접 발을 딛은 적이 없어.

      -정말로 그런지는 알 수 없잖아.

      -알 수 있음. 자세한 지리학적 연구들을 많이 했지, 내가 깨어나기 전의 시간들까지도 말야.
      이 잔디밭은 도로 바로 옆쪽에 있어. 지선도로에서 몇 피트 정도 떨어져있고, 도시 고속도로에서는 그보다 몇 피트 더 떨어져 있음. 그리고 바로 옆에는 이거, 저거, 아니면 다른 거 하는 사람들로 가득 찬 6층짜리 건물이 있고. 하지만 한 번도 누가 여기서 걸었던 적이 없어. 아무도.

      이건 내가 500을 그렇게 사랑하는 이유 중에 하나기도 함. 500 공이 여기 이 잔디밭으로 떨어질 확률 한 번만 빠르게 계산해 줄 수 있을까.

      -이 잔디밭은 0.0006 평방마일(약 1.55㎢) 정도 돼... 미국 본토는 대략 3100000 평방마일(약 8028963.142㎢) 정도 되고... 그럼 내 생각에 기본적인 확률은 52억 분의 1 정도인 거 같아.

      -그리고 500 공은 대포에서 대충 하루에 한 번씩 쏘지. 그래서

      -그럼 공이 이 잔디밭에 맞는 건 140만 년에 한 번이네.

      .

      -사람들이 여기 이 잔디밭으로 와서 걷게 할만한 다른 이유들이 그보다는 분명히 좀 더 있을 거야.

      -음 님이 하나 정도 생각해낼 수 있음 알려줘. 개인적으론, 난 볼만큼 봤거든. 그니까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하면서, “이번에는 타원형이 아니라 네모로 돌지 않을까” 생각하는 거 같은 거지. 에이.

      -누가 거기에서 돌아다닐 만한지 알 거 같아? 그냥 돌아다니려고?

      .
      .
      .
      -아이들.
      -아이들.

    • 우린 언제나 끝에 있었어.
      이건 자유롭게 노는 거야, 친구. 시계는 모두 영이고.
      지금은 세계의 끝의 다음이야.

  • : re

    우와─
    하하
    이럴 수가
    전부 내가 필사적으로 만들어낸 겉모습이잖아.
    혹시 다른 대답을 해주지 않을까 기대하며 답하기 불편할 만한 질문을 해놓고 멋대로 실망한다.
    생일을 축하해주기 위해 고민해 준 사람에게 나는, 최악이야.
    이건 그냥 첫인상이 너무 좋았어서 도금이 벗겨진 내가 보이지 않는 것뿐이잖아.
    내가 훨씬 더 널 좋아하고 있어.

    ― スキップとローファー

  • : re

    스스로 뭔가를 하지 않으면…. 영원히 낫지 않는 상처도 있어.

    그리고 나 진짜 이제 너한테 이런 걸로 화 안 내고 싶어.
    바로 이틀 전에 지 화를 못 이겨서 뛰쳐나가 놓고?
    넌 내가 너한테 지랄하고 나면 속 시원하다! 하고 집에서 발 뻗고 자는 줄 알지. 너한테 지랄하고 나면 나도 하루 종일 머리 아파서 아무것도 못 해!
    진짜? 이번에도?

    ― 시절 인연

  • : re

    하지만 그 거짓말을 고바토 군은 절대 알아주지 않아. 왜냐하면 고바토 군은 생각밖에 할 수 없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나는 우리가 같이 있는 것에 의미가 없단 생각은 안 해. 그저, 더는 효과적이지 않게 됐다고 생각해.
    역시 그런 대답이 되는 구나.
    그럴 수밖에 없잖아.
    아니야. 대답 내용이 아니라, 그 방법 말이야.
    응?

    이것 봐. 우리는 싸우지도 못 해.
    그게 옳은가, 타당한가로 판단하려 하지. 우리는 생각하는 것 뿐. 화내지 않고, 조금도 슬프지도 않아.

    ― 小市民シリーズ

  • : re

    너 진짜 무서운 게 뭔지 알아? 뭔가 잊고 싶은 게 있는데, 깨끗하게 지워버리고 싶은 게 있는데……
    도저히 잊지도 못하고 지워지지도 않는 거 있지……근데 그게 평생 붙어 다녀. 유령처럼…….

    ― 장화, 홍련